최근 테이퍼링이란 단어가 경제 뉴스에서 날마다 들려오고 있습니다. 주식하는 분들이라면 개념을 알고 계시는 분들도 계시고 어렵게 용어가 들리기도 합니다. 오늘은 테이퍼링의 뜻을 아주 쉽게 풀어 봤습니다.
테이퍼링은 영단어 'Taper'에서 왔고, 그 뜻은 '점점 좁아지다. 점점 가늘어지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통화량을 시장에 아주 많이 공급하다가 수도 꼭지를 서서히 잠그듯이 통화 양을 조금씩 줄이고 회수한다는 뜻입니다. 영어에 능숙한 사람도 통화 정책에서 말하는 테이퍼링 뜻은 생소해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마음 편히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구체적인 수치는 배제하고 정말 기초 개념 위주로 정리해 봤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핵심은 '테이퍼링은 오면 안되는 초대받지 못한 손님이 아니라, 양적완화를 했다면 당연히 따라오는 한 세트와 같은 개념'이라는 점입니다.
1. 연방준비위원회 결정은 통화정책의 신호탄
어느 국가든 전 세계적으로 경제 위기가 찾아오는 경우에 통화 정책을 잘 운영해야 국가의 위기를 넘길 수가 있습니다. 작년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현상으로 전 세계 경기는 큰 타격을 받았고, 전 세계 주식 시장은 40% 전후로 말 그대로 폭락하는 최대 위기를 맞았습니다.
달러가 전 세계 가장 영향력 있는 기축통화인 만큼 각 국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의 결정이 나오면 큰 틀과 방향성을 이해하고, 자신들 국가의 통화 정책에 이를 반영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역할을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가 맡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주열 총재의 기준금리 인상안을 발표하는 날이면 주식 시장과 일반 기업들, 투자자들, 개인들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따라서 국가 경제와 기업, 개인들의 삶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2. 양적완화 뒤에 따라오는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작년 팬데믹으로 상상도 못한 글로벌 위기가 찾아오고 경기가 꽁꽁 얼어붙자 미국을 비롯한 각국은 양적완화 정책을 먼저 실행하게 됩니다. 양적완화는 QE라고도 하는데 이를 풀어쓰면 Quantitative easing입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Quantitative는 '양적인'이라는 뜻이며 여기에서는 시장에 돌아다니는 통화의 양을 말합니다.
즉, 경제가 한없이 위축되면 돈이 꽁꽁 얼어붙게 되니까 당국에서 시장에 돈(통화)이 흐를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는 게 정석입니다. 양적완화 방법은 ①기준금리를 인하 ②국채 등 자산 매입하기, 두 가지가 대표적입니다.
먼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기업이나 사람들은 대출을 받아도 상대적으로 이자율에 대한 부담이 없기 때문에 부동산과 주식 등 여러 가지 실물에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게 됩니다. 두번째는 국채를 사들이게 되면 사들이는 금액만큼 국가의 돈이 개인이나 기업에게 흘러가게 됩니다.
여기에다가 미국은 팬데믹이 있을 때 올해 상반기까지 한가지 정책을 더 진행했었습니다. 실업인구가 늘어나자 국가적인 지원금을 상당히 많이 쏟아부었습니다. 평소의 기준금리 인하, 국채 매입은 양적완화의 기본 정책인데 추가로 여러 성격의 국가적인 지원금까지 개인들에게 매우 많이 흘러간 것입니다.
3. 통화가 과도하게 풀리면 인플레이션, 이때 테이퍼링으로 조정
미국은 작년부터 올해까지 정말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양적완화를 진행했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부터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바로 인플레이션이 가시적으로 실감 나는 수준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부동산 등 실물경기를 비롯해서 시장 물가가 전에 없이 높은 수준으로 올라와 있다는 것을 체감하실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양적완화를 해서 달성하고자 했던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이 되었고 기업들도 작년보다 실적(매출, 영업이익)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테이퍼링의 시기를 계속 지켜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을 잘못 방치하거나 시장 타이밍에 늦게 테이퍼링 전략이 구사되면 시장은 다시 헝클어지고 마는 것입니다. 연방제도준비위원회의 컨트롤 영역에서 벗어나게 되고 이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불씨가 됩니다.
테이퍼링은 앞에서 설명드린 대로 시장에 일방적으로 풀었던 통화(돈)의 양을 조금씩 줄이면서 동시에 시장에 풀린 돈을 회수하게 됩니다. 이에 대한 방법은 양적완화와 반대 개념입니다. 즉, 테이퍼링의 실행 전략은 ①기준금리 인상 ②국채 등 자산 매입 속도 줄이기입니다.
이 중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대출받았던 개인이나 기업은 이자율에 대한 부담을 느끼게 되고 대출을 상환하거나 실물자산을 처분하기도 합니다. 그 동안은 돈을 마음껏 가져가서 사용하게 하더니 상황이 바뀌니까 돈을 다시 회수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4. 테이퍼링 시작되면 영향 받는 주식 시장
테이퍼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곳은 주식 시장입니다. 역사적으로 미국 연방제도위원회에서 테이퍼링을 공식화하면 첫날은 각 국의 주식 시장이 5~10% 하락한 데이터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주 왜 테이퍼링이라는 단어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일까요? 결과만 이야기하면 내년에 테이퍼링을 할 줄 알았는데 올해 연말이 가기 전에 시작할 수 있다는 단서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테이퍼링이라는 단어는 미국 제약사들이 코로나 백신을 개발 완료한 작년 하반기부터 솔솔 새어 나왔는데,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올 연말에 할까, 아니면 내년에 할까' 추측이 분분했는데 그때마다 제롬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에 대해서 조금 더 시간이 남았다는 뉘앙스를 풍겨 왔습니다.
그런데 8월 18일에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7월에 열린 회의 때 이미 테이퍼링을 시사하는 강력한 키워드들이 41회나 나왔다는 등 문구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연방준비제도위원회는 이렇게 시장에는 '아직 아니다'라고 공개적으로 말하더라도 회의록에서 언급된 단어와 수위를 보고 통화 정책에 대한 숨은 뜻을 찾아야 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5. 테이퍼링은 불청객이 아니라 양적완화와 한 세트
공개된 7월 회의록의 수위 정도면 속시원한 '테이퍼링 시작'에 대한 메시지는 없지만 그 정도면 곧 테이퍼링이 있을 것을 암시한다는 분석들입니다. 회의록 공개와 함께 미국 주식 시장은 하락하고 있고 공포지수인 빅스 지수(VIX)도 18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최근 정말 수개월 만에 20을 넘긴 23.69로 마감한 바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빅스 지수가 15 이하에서 왔다 갔다 했었습니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것은 양적완화가 시작되면 테이퍼링은 당연히 따라오는 수순이라는 것입니다. 무한대로 양적완화를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테이퍼링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시장의 어려움은 있을 수 있겠지만, 분위기가 차분해지면 다시 기업 실적 위주의 장세는 되풀이될 것입니다.
테이퍼링은 오면 안되는 손님인데 찾아오는 불청객이 아닙니다. 양적완화를 하면 무조건 잠시 뒤에 따라오는 세트와 같은 개념이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역사적으로 세계 주식 시장은 양적완화와 테이퍼링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신중하고 정교한 당국의 통화정책이 있으면 그 진통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주식 투자를 하다 보면 시장은 무작정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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