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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주식

테슬라, 경이롭고 경이로운 3분기 실적에 '천슬라' 목표가 줄상향

미국 주식은 실적이 좋아지면 월가의 금융투자 회사들의 목표주가가 일제히 올라가고 이어서 각 기관들과 개인들의 매수가 늘어나는 게 일반적인 패턴입니다. 일런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도 21일(한국시간) 사상 최고치인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같은 흐름에 올라탔습니다.

테슬라는 22일 정규장에서는 3.26% 오르면서 894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전날 소폭 빠진 것에 비해서는 꽤 많이 오른 셈입니다. 보통 테슬라와 애플 등 큰 주식들은 실적을 발표하고 나면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로 인해서 살짝 빠지는 추세를 보여왔고, 테슬라는 이런 대형주 가운데서도 비교적 크게 출렁이는 주식이어서 투자자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 적이 여러 번이었습니다. 

그러나 22일에는 앞선 전고점인 900.40달러를 거의 눈 앞에 둔 상태까지 주가가 폭발했습니다. 이유는 테슬라가 반도체 공급대란과 세계적으로 원활하지 못한 물류 등으로 최악의 환경이었음에도 군계일학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의 압도적인 실적을 냈기 때문입니다.

1. 894달러는 종가 기준으로 신고가 경신

테슬라가 22일 정규장을 마감한 894달러는 사실 상장 이후 역대 최고치입니다. 신고가 경신입니다. 장중에 900달러를 터치한 적은 있으나, 정규장 마감 주가 기준으로는 2021년 1월 26일의 883.09달러가 그동안의 최고 기록이었습니다. 

일런 머스크의 테슬라가 전고점을 갈아치운 이유는 자동차는 물론이고 글로벌 모든 기업들의 납득이 쉽게 되지 않은 경이로운 3분기 실적을 냈기 때문입니다. 

테슬라는 전날 3분기 실적으로 차량 인도량 24만 1,300대를 발표했고 매출은 137억 6,000만 달러(약 16조 1,68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57% 상승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수치 가운데 하나인 주당 순이익은 월가 예상치인 1.59달러를 넘어서는 1.86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순이익이 16억 2,000만 달러(약 1조 9천억 원). 그야말로 정말 불꽃 실적입니다.

전통의 자동차 회사들인 제너럴 모터스와 포드가 3분기 차량 판매량이 33~28% 감소한 것 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죠. 전기차를 팔아서 낸 영업이익이 30%에 육박한다는 것이 같은 자동차업계에 있는 경쟁사는 물론이고 월가의 내로라하는 투자 전문가들도 혀를 내두르고 있습니다. 역시 상대를 압도하는 것은 다 필요 없고 숫자, 실적이면 되나 봅니다.

2. 웨드부시 1,100달러...목표가 속속 1,000달러 이상

22일 미국 정규장에서 테슬라가 선전한 가장 큰 이유는 월가의 주요 투자기관들이 목표주가를 1,000달러 이상으로 상향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각 투자기관별로 왜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상향하는지 조목조목 자신들의 근거를 대고 있고 대부분 개인 투자자들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부분입니다.

테슬라에 투자한 분들이라면 귀가 닳도록 많이 들으셨겠지만, 수직적으로 잘 통합된 회사라는 게 이번 호실적의 큰 이유일 것입니다. 차량용 반도체를 자체적으로 설계하고 일런 머스크를 비롯한 중역부터 사원들까지 뼛속까지 엔지니어인 사람들이 회사를 이끌어가다 보니까 기술적인 혁신은 이제 넘사벽 수준입니다. 더 어울릴 만한 표현을 찾지 못하겠습니다.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많고 엔지니어들이 재빠르게 기술혁신을 서두를 수 있다 보니까 외부 환경의 영향을 가장 덜 받는 전기차 회사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최근에 폭스바겐의 주요 임원들이 일런 머스크를 초대해서 어떻게 하면 내연 자동차에서 전기차로 넘어갈 수 있는지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하니까, 경쟁사인 폭스바겐마저 일런 머스크와 스킨십을 하는 모습입니다.

웨드부시는 22일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1,100달러로 제시했고, 불(Bull) 케이스때는 1,50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제프리스와 미즈호는 나란히 950달러로 상향했고, 상대적으로 테슬라에 대해서 그동안 보수적인 기조를 보여온 모건스탠리는 900달러를 제시했습니다. 물론 일부 투자 회사는 목표 주가를 1,591달러로 내놓기는 했으나 아주 큰 회사는 아닙니다. 캐시 우드의 '목표주가 3,000달러'가 왠지 빈말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테슬라의 목표주가가 1,000달러로 높아졌다
테슬라의 목표주가가 1,000달러에 진입했다.

3. 실적으로 말한 테슬라...텍사스, 베를린 공장 가동하면 더 큰 도약

테슬라와 일런 머스크는 작년까지는 주류에 완전하게 포함되지 못한 채 미국 월가와 현지 언론으로부터 소외를 받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사실 올해 초까지도 그랬고 몇 달 전에는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주요 기업을 초대한 자리에 테슬라만 쏙 빠지면서 이러한 소외 의혹이 더 커진 적도 있었습니다.

아직까지 혈기왕성(?)한 일런 머스크는 때때로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서 개인 투자자들의 마음을 철렁하게 만든 적도 꽤 여러 번이지만, 이제는 정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선도자로서 탄탄한 입지를 명확하게 세웠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 출발은 올해 2, 3분기 연속으로 아주 선명하고 대단한 넘사벽 실적과 앞으로의 비전이 그 어떤 글로벌 기업보다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곧 텍사스 오스틴과 베를린 공장이 가동하면서 모델  Y를 생산하기 시작하면 기존 자동차 회사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테슬라가 경쟁사와 라이벌 운운할 때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런 머스크가 자신의 구상대로 테슬라, 스페이스 X와 스타링크, 우주관광, 태양열 에너지 사업 등 전체적인 그림을 하나하나 실현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큰 즐거움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말 될까' 싶은 이야기들을 던지고 나서 우리 앞에 그런 현실을 차례대로 보여주고 있는 일런 머스크. 정말 매력적인 혁신 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테슬라와 일런 머스크의 큰 그림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테슬라 주식은 단기적으로 접근하면 어려움이 있고, 한번 매수하시면 길게 가져가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